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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법무] 인수대상기업 채무 대신 갚아야 하나 (M&A)

[기업 법무] 인수대상기업 채무 대신 갚아야 하나 (M&A)

기업 법무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이 최고의 법무팀을 만들까? 라는 주제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시리즈입니다.

본 글은 기업 법무 중에서도 좀 더 심화된 실무 위주의 내용이며 직접적으로 기업법무에 참여하고 있지 않으신 분이 쉽게 읽는 목표로 제작된 내용은 아닙니다. 법률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본 글에 따라서만 법률적인 내용에 대한 해석을 완료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며 해석 시점과 사업 분야에 따라 전문 변호사와 상세한 상담을 거친 후에 최종적인 법률적인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인들은 기업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업인수합병의 주된 동기는 경영합리화에 있는데, 합리성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피인수기업의 경쟁력이나 인수주체와의 시너지, 사업특성 등이 주로 고려됩니다. 그런데 실제 기업인수합병 사례를 보면 피인수회사의 재무상태나 이에 대한 인수회사의 법적 책임을 간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경쟁력 강화는 요원해지고 인수 후 상당 기간 적자경영에 허덕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기업인수합병 전 실사과정에서 꼼꼼히 관련 자료를 검토한다 하더라도 인수대상기업의 내부사정을 모두 알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만일 인수합병이 완료된 이후에 인수 전의 원인으로 우발채무가 발생하였다면 이를 합병 후 회사 혹은 인수기업이 모두 책임져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인수대상기업의 채무에 대한 인수회사의 법적 책임문제를 영업양도와 주식인수의 경우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영업양도시 양수인의 변제책임

‘특정 사업에 관한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영업재산 일체를 그대로 양도하되 양도인의 법인격이나 주식지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계약’이 상법상 영업양도입니다. 상법상 영업양도에 해당할 경우 영업양수인은 상법 제42조 또는 제44조에 따라 영업양도인의 채무에 대해 변제책임을 져야 할 수 있습니다. 주식회사의 경우 영업양수도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 즉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영업재산의 일부만을 양수도한다면 이 같은 상법 규정을 적용 받지 않겠지만, 수익을 내는 사업 일체를 양수하지 못하면 M&A의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업양도를 하더라도 양도인 회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양도인에 대한 채권자는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변제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수합병 실무에서는 이 같은 원칙보다 오히려 예외가 자주 문제됩니다. 우선 상법 제42조에 규정된 “상호의 계속 사용”으로 인한 영업양수인의 연대책임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업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했던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A회사는 레미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BB레미콘 주식회사”(가명)로부터 공장건물 기타 영업에 필요한 자산 일체를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다음 회사명을 “BB콘크리트 주식회사”(가명)로 변경하였습니다. 이후 BB콘크리트 주식회사는 종전 BB레미콘의 거래처와 계속 거래해 왔습니다. 이 때 BB레미콘이 공급한 물품의 하자로 손해를 입은 채권자는 BB콘크리트주식회사(구 AA회사)를 상대로 채무변제를 요구할 수 있을까요.

위 사례의 사실관계대로라면, 영업양수인(BB콘크리트 주식회사)은 영업양도인(BB레미콘 주식회사)와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인수합병법률자문을 통해 미리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대법원은 영업양도인이 사용하던 상호와 양수인의 상호가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주요 부분에서 공통된 경우에는 상법 제42조의 양수인의 연대책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96다8826, 판결)

요컨대 영업양수를 하려면 유사성이 인정되는 상호 사용은 가급적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기존 고객에 대한 흡인력 등을 감안해 상호사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상법 제42조 제2항의 면책등기 또는 면책통지를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2. 주식인수시 진술, 보증 약정의 문제

피인수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할 때에는 앞서 살펴본 영업양도시 법적 책임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실질적으로 기업인수합병 후 계열사가 된 피인수회사가 예상치 못한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다면 당초 기대한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며, 인수기업인 모회사는 지분에 따른 평가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기업인수합병시 이 같은 피인수기업의 책임을 알고 있었다면 인수대금에 이를 반영할 수 있지만, 주식인수 완료 후 우발채무가 발생했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주식인수 시, 주식매매계약서에 대상회사의 채무와 법률위반사항, 계약위반, 나아가 사업에 필요한 인허가와 인수대상회사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 현황까지 주식매도인이 상세히 기재하는 조항을 두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를 실무상 “진술 보증 약정”이라 하는데, 만일 진술 보증 약정을 위반한 우발채무가 발생한 경우 인수회사는 주식양도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 등이 가능한지 검토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진술, 보증 약정을 보면 손해배상 항목이나 총 금액을 제한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실상 손해배상청구 자체를 불가능하게 규정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억원 미만의 손해배상 항목은 청구하지 않기로 하고, 1개 우발채무 항목에 대한 손해배상액은 기업실사 시 공개된 해당 항목 채무의 5% 이하로 제한한다는 식이지요. 주식인수 시에는 이 같은 제한 조항을 간과하였다가 인수 완료 후 크게 후회하는 분들이 적지 않으니, 반드시 주식매매계약서에 대한 계약 검토를 사전에 받아보아야 합니다.

진술 보증 약정에 관한 대표적인 법적 분쟁으로 현대오일뱅크의 인천정유 기업인수합병이 있습니다. 주식매수인(현대오일뱅크)는 당시 한화 등으로부터 인천정유의 주식을 매수하는 기업인수합병계약을 체결하였고, 해당 계약서의 진술 보증 사항에는 인천정유가 행정 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위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 후 인천정유는 입찰 관련 정유사 담합행위에 가담하였음이 밝혀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145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 받았습니다.

현대오일뱅크는 인천정유가 기업인수합병상의 진술, 보증 약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한화 등에 손해배상청구를 했습니다. 문제는 주식매수인이 기업인수합병 당시 위 담합행위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자신도 담합에 가담하였다는 점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진술보증약정이 진술, 보증 약정과 다른 사실이 발견되어 인수인이 손해를 입은 경우 주식양수도대금을 사후에 조정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는 계약 해석을 전제로 하였습니다. 따라서, 인수인이 기업인수합병 당시 위반사항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진술보증약정의 위반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이상 손해배상을 청구함이 신의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2다64253 판결)

3. 마치며

지금까지 기업인수합병 중 영업양도와 주식인수에 따르는 우발채무 부담의 문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우발채무 문제는 인수합병시에 충분한 법률자문을 거치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영업양수인의 상호속용 시 면책등기를 해두거나, 진술 보증 약정상 손해배상청구 조항을 주식인수인이 합리적으로 수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기업인수합병 전에 법무법인의 도움을 받는다면, 피인수회사의 채무 문제에 대한 경영진의 고민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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