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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기형도 시인

[문화 산책] 기형도 시인

오늘은 “유예된 죽음의 언어들”을 써서 시를 썼다는 80년대 대한민국의 시인인 기형도를 소개할까 한다.

휴일의 대부분은 죽은 자들에 대한 추억에 바쳐진다


죽은 자들은 모두가 겸손하며, 그 생애는 이해하기 쉽다


나 역시 여태껏 수많은 사람들을 허용했지만


때때로 죽은 자들에게 나를 빌려주고 싶을 때가 있다


수북한 턱수염이 매력적인 이 두꺼운 책의 저자는


의심할 여지없이 불행한 생을 보냈다, 위대한 작가들이란


대부분 비슷한 삶을 살다 갔다, 그들이 선택한 삶은 이제 없다


몇 개의 도회지를 방랑하며 청춘을 탕진한 작가는


엎질러진 것이 가난뿐인 거리에서 일자리를 찾는 중이다


그는 분명 그 누구보다 인생의 고통을 잘 이해하게 되겠지만


종잇장만 바스락거릴 뿐, 틀림없이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럴 때마다 내 손가락들은 까닭 없이 성급해지는 것이다


휴일이 지나가면 그뿐, 누가 나를 빌려가겠는가


나는 분명 감동적인 충고를 늘어놓을 저 자를 눕혀두고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저녁의 거리로 나간다


휴일의 행인들은 하나같이 곧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다


그러면 종종 묻고 싶어진다, 내 무시무시한 생애는


얼마나 매력적인가, 이 거추장스러운 마음을 망치기 위해


가엾게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흙탕물 주위를 나는 기웃거렸던가!


그러면 그대들은 말한다, 당신 같은 사람은 너무 많이 읽었다고


대부분 쓸모없는 죽은 자들을 당신이 좀 덜어가달라고

“흔해빠진 독서” – 기형도

만 28살에 요절한 시인이다. 그러면 20대 최대한으로 쳐도 20대 중후반에 이 시를 썼다는 것이다. 요즘 회사에 들어오는 남자 신입 사원들이 보통 25-30인걸로 안다. 이 시인은 이 어린 나이에 인생에 어떤 경험을 했을 지에 대한 씁쓸하지만 또 놀라운 의문이 든다.

기형도가 다작을 할 때는 밥대신 소주를 두병을 마시며 시을 썼다는 말이 있다. 또 기형도는 기자였지만 적응을 잘 못했고 늘 혼자 였다고 한다. 그 당시에 유럽여행을 혼자 다녀왔을 정도다. 또 죽은 장소도 그 어두운 심야 영화관 뒷자리에서 홀로 쓸쓸이 죽어갔다.(뇌졸증) 위의 시에서 “그들이 선택한 삶은 이제 없다”라는 말은 기형도에게도 적용되는 것인가?

질투는 나의 힘, 봄날은 간다 등 영화의 타이틀이 기형도 시의 제목이다. 지금도 많은 젊은 시인들이 기형도에게서 영감을 얻고 있다고 하고 시인들 사이에 “기형도 낭독의 밤”같은 행사가 진행된다. 기형도 추모 문학제가 열리고, 또 기형도 문학관( http://www.kihyungdo.co.kr/ )이 광명에 지어졌다. 누군가는 한국 현대시에 기형도가 미친 영향을 “기형도 현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기형도는 말한다

나는 내 인생을 증오한다.

“장미빛 인생’ 중에서 –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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